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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박근필 작가입니다.
9월의 네 번째 편지입니다.
지난 몇 달 동안 책을 쓰는 이야기를 드렸습니다.
오늘부터는 한동안 제 본업 쪽 이야기를 드리려 합니다.
반려동물, 그리고 그 아이들과의 이별입니다.
주제는 바뀌지만 이어지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쓰는 일입니다.
오늘의 인사이트
슬픔을 나누면 반이 된다는 말
올여름 김해율하도서관에서 넉 주짜리 강좌를 열었습니다.
반려동물을 떠나보낸 분들이 모여 그 아이에 대해 글을 쓰는 자리였습니다.
저는 이 강좌를 펫로스 치유 글쓰기, 줄여서 펫러스(PETLUS)라고 부릅니다.
https://tothemoonpark-cpu.github.io/pilacademy/petloss.html
두 번째 주에 한 분이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슬픔을 나누면 반이 된다 이런 말을 좀 공감을 못했던 사람인데
오늘 이렇게 처음 뵌 분들이랑 이렇게 슬픔을 나누면서
내 얘기를 하고 이런 게 저한테 너무 치유가 된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처음 본 사람들이었습니다.
그 아이를 한 번도 본 적 없는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바로 그분들 앞에서 한 이야기가 치유가 됐다고 하셨습니다.
꺼낼 자리가 없는 슬픔
반려동물을 잃은 슬픔은 꺼낼 자리가 잘 없습니다.
가족에게 꺼내면 같이 무너지고,
다른 사람에게 꺼내면 이해받지 못할까 봐 망설여집니다.
그래서 삼킵니다.
삼킨 말은 사라지지 않고 안에서 오래 돕니다.
쓰는 일은 그 말을 밖으로 꺼내는 가장 조용한 방법입니다.
누가 듣지 않아도 되고, 잘 쓸 필요도 없습니다.
강좌에서도 맞춤법이나 분량은 보지 않았습니다.
낭독도 원하는 분만 했습니다.
같은 기억, 다른 무게
마지막 주에 또 한 분이 이렇게 정리해 주셨습니다.
"첫 번째 시간이 엄청 많이 걸렸어요.
지금 똑같은 기억을 떠올려도 좀 괜찮아요."
저는 이 말이 이 강좌의 전부라고 생각합니다.
기억이 지워진 게 아닙니다.
같은 기억입니다.
다만 그 기억을 다시 꺼낼 수 있게 된 겁니다.
쓰기가 하는 일은 슬픔을 줄이는 것이 아닙니다.
그 아이를 다시 불러낼 수 있게 해 주는 것입니다.
그리고 하나 덧붙이겠습니다.
눈물이 줄었다고 덜 사랑하게 된 것이 아닙니다.
빨리 괜찮아진 분도, 오래 아픈 분도 잘못된 게 아닙니다.
슬픔은 사랑을 재는 눈금이 아니니까요.
여러분 마음속에도 아직 꺼내지 못한 이름이 있으신가요?
한 문장 요약
쓰는 일은 기억을 다시 꺼낼 수 있게 만드는 일입니다.
박근필 작가의 수의사 이야기
숨을 확인하는 밤
저희 집에는 열다섯 살이 넘은 시추가 있습니다. 이름은 호동이입니다.
저는 17년을 함께한 고양이 솜이를 먼저 떠나보냈습니다.
호동이는 요즘 하루의 대부분을 잡니다.
가끔 신나게 달리는 꿈을 꾸는지 깨갱거리며 발을 구르기도 합니다.
그런데 아주 조용히 자는 날이 있습니다.
그러면 저는 가만히 다가가서 한 번 더 들여다봅니다.
숨을 쉬는지 확인하는 겁니다.
늙은 개나 고양이와 사는 보호자라면 아마 아실 겁니다.
진료실에서 수없이 마지막을 봤는데도,
제 집에서는 이 습관을 버리지 못합니다.
숨소리를 확인하고 나면 그제야 알아차립니다.
이 아이가 아직 곁에 있다는 것을요.
언젠가 이 아이를 떠올릴 날이 옵니다.
그날 꺼내 읽을 것은 마지막 장면이 아니라
오늘 같은 평범한 하루였으면 합니다.
그 외 소식
전자책과 워크북을 무료로 드립니다.
여러분의 책쓰기에 도움이 되실 겁니다.
저의 다섯 번째 책, <당신의 원고는 왜 계약되지 않는가>
7.28 정식 출간했습니다.
책쓰기가 어렵고 막막했던 분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책입니다.
이 책을 통해 꼭 독자에서 저자로 거듭나시길 바랍니다.
교보문고 링크.
독서와 글쓰기를 제대로 알고 싶으시다면 ,
<나는 매일 두 번 출근합니다>를 정독, 재독해주세요.
예순세 번째 <박근필의 피플인사이트> 인터뷰이는 눈누난나 리 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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