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박근필 작가입니다.
6월의 끝자락입니다.
올 한 해도 절반이 지나갑니다.
이번 주 편지는 책쓰기의 '목차'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책을 쓰겠다는 분께 제가 가장 먼저 묻는 것이 있습니다.
"목차는 나왔나요?"
종종 이렇게 답합니다.
"아직 글을 안 써서요."
바로 그 순서가 문제입니다.
오늘의 인사이트
목차는 목록이 아닙니다.
책의 사고 구조 그 자체입니다.
목차가 단단하면 원고는 길을 잃지 않습니다.
목차가 흔들리면 글도 함께 흐트러집니다.
여러분은 글을 먼저 쓰시나요, 목차를 먼저 그리시나요?
목차는 건물의 설계도입니다
집을 지을 때 설계도 없이 벽돌부터 쌓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런데 책을 쓸 때는 많은 분이 그렇게 합니다.
목차 없이 첫 문장부터 씁니다.
한 꼭지를 쓰고, 다음에 뭘 쓸지 고민하고, 또 한 꼭지를 쓰고 길을 잃습니다.
결국 글은 산으로 갑니다.
목차는 책의 설계도입니다.
어디서 시작해서 어디로 갈지를 먼저 그리는 일입니다.
설계도가 있으면 벽돌을 어디에 쌓을지 헤매지 않습니다.
목차가 있으면 어떤 글을 쓸지 헤매지 않습니다.
제목만 바꿔도 책이 달라집니다
같은 시간관리 책의 목차를 비교해 보겠습니다.
이런 목차가 있습니다.
1장. 시간관리의 중요성
2장.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는 방법
3장.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 습관
평범합니다.
각 장이 어떻게 다른지 잘 보이지 않습니다.
"이 책이 나에게 뭘 해줄까"가 떠오르지 않습니다.
이제 같은 내용을 이렇게 바꿔봅니다.
1장. 왜 당신의 하루는 항상 부족한가
2장. 80% 법칙 — 완벽주의가 시간을 잡아먹는다
3장. 거절의 기술 — 불필요한 일정을 지우는 법
어떠신가요?
독자의 문제에서 출발하고,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고,
부제가 본문 내용을 미리 보여줍니다.
같은 책인데 손이 가는 쪽이 달라집니다. 목차의 힘입니다.
편집자는 목차로 저자를 평가합니다
출판사 편집자는 원고를 다 읽지 않습니다.
먼저 목차를 봅니다.
목차에는 저자의 사고력이 그대로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논리적으로 흐르는 목차는 저자의 기획력을 보여줍니다.
중구난방인 목차는 준비가 안 된 저자임을 드러냅니다.
목차를 읽는 것만으로
"아, 이 책은 여기서 시작해서 여기로 가는구나" 하는 여정이 느껴져야 합니다.
목차는 개요이자 지도이고, 나침반입니다.
건물 옥상에서 도심을 내려다보듯,
목차를 통해 책이 가야 할 길이 훤히 보여야 합니다.
한 문장 요약
"목차를 쓴다는 건 순서를 정하는 일이 아니라,
책의 사고 구조를 설계하는 일입니다."
박근필 작가의 수의사 이야기
"수술에도 순서가 있습니다"
수술실에 들어가기 전, 수의사는 머릿속으로 전체 과정을 그립니다.
어디를 절개할지. 무엇을 먼저 처치할지. 어떤 순서로 봉합할지.
이 설계가 머릿속에 그려지지 않으면 수술실에 들어가서는 안 됩니다.
손이 빠른 것보다 순서가 분명한 것이 먼저입니다.
순서가 흔들리면 아무리 손이 좋아도 수술은 위험해집니다.
책쓰기도 같습니다.
문장력이 좋은 것보다 전체 구조가 분명한 것이 먼저입니다.
목차라는 설계도를 먼저 그리세요.
그다음에 펜을 드세요.
순서가 분명하면 글은 길을 잃지 않습니다.
그 외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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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흔 더 늦기 전에 생각의 틀을 리셋하라〉의 미수록 원고는, 지난 편지를 마지막으로 다 보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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